중증 원형탈모 치료, 첫 급여 기준은 임상 근거와 맞을까
2026년 7월 1일 경구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한국릴리)가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에 처음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중증 원형탈모 치료의 비용 장벽이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급여 기준을 임상 근거와 맞대어 보면 유지 조건은 임상 성적보다 엄격하고 기간 상한은 질환의 경과보다 짧습니다. 급여를 이어 가려면 36주차에 SALT 20 이하에 도달해야 하지만 BRAVE-AA 3상 임상에서 같은 시점에 이 기준을 넘은 바리시티닙 4mg군은 38.8%와 35.9%였습니다. 효과를 본 뒤 약을 끊은 환자는 152주까지 80%가 효과를 잃었는데 급여 인정 기간은 최대 2년입니다.
목차
- 중증 원형탈모 치료, 첫 급여 기준은 임상 근거와 맞을까
- 원형탈모 진료인원 17만5천 명, 탈모 진료의 4분의 3
- 원형탈모는 왜 재발하나: T세포 공격과 JAK 신호
- JAK 억제제 임상 근거: 36주 반응률과 중단 후 재발
- 올루미언트 급여 기준과 국내외 비교: SALT 점수·36주·2년
- 중증 원형탈모 치료의 시사점: 환자의 결정과 진료 표준
- 자주 묻는 질문
- 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원형탈모 진료인원 17만5천 명, 탈모 진료의 4분의 3
2025년 원형탈모(L63) 진료인원은 17만5493명으로 탈모 질환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한국경제). 쿠키뉴스가 전한 건강보험 통계로는 2013년 15만4380명에서 2023년 17만8009명으로 10년 사이 15.3% 늘었습니다.
탈모 전체와 견주면 흐름이 엇갈립니다. 네이트뉴스 집계에서 탈모 전체(L63\~L66) 진료인원은 2023년 24만7382명에서 2025년 23만7009명으로 4.2% 줄었지만 원형탈모는 1.4% 감소에 그쳐 비중이 72.0%에서 74.0%로 커졌습니다. 탈모 질병코드 가운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의학적 질환으로 분류된 L63 원형탈모이고 본인부담률은 30%입니다. 질환으로 인정받아 급여 진료를 받는 만큼 원형탈모의 진료 수요는 다른 탈모보다 꾸준히 유지됩니다.
비용은 환자 수보다 빠르게 늘었습니다. 탈모 총진료비는 2022년 366억9794만 원에서 2025년 392억7527만 원으로 7.0% 늘었습니다. 이를 진료인원(2022년 25만573명, 2025년 23만7009명)으로 나눈 1인당 진료비는 약 14.6만 원에서 약 16.6만 원으로 13.1% 올랐습니다. 여기에 2025년 처방 탈모치료제 공급액 2568억3331만 원을 더하면 탈모 치료비는 2961억858만 원이고 진료비는 그중 13.3%에 그칩니다. 공급액에 원형탈모 외 탈모 약까지 들어 있다 해도 진료비 통계만으로는 환자가 실제로 지는 부담을 다 담지 못합니다.
환자 구성도 장기 치료의 무게를 키웁니다. 2023년 원형탈모 진료인원 가운데 20\~40대가 11만2745명(63.3%)이었고 2025년 탈모 전체 진료인원의 43.4%는 여성이었습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나이에 환자가 몰려 있어 치료가 몇 년씩 이어지면 약값과 안전성 관리를 오래 안고 가야 합니다.
원형탈모는 왜 재발하나: T세포 공격과 JAK 신호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어서 공격 신호를 꺼도 병의 성향은 남습니다. 두피의 50% 이상이 빠지면 중증으로 봅니다.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린 연구는 CD8+ NKG2D+ 세포독성 T세포(표적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고 이 세포가 내는 인터페론 감마(IFN-γ)와 인터루킨-15(IL-15)가 JAK 신호를 거쳐 염증을 키운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JAK(야누스 키나아제)는 염증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효소입니다. 연구진은 이 효소를 막으면 탈모가 되돌아간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약사공론 정리에 따르면 바리시티닙은 JAK1·JAK2를, 리틀레시티닙은 JAK3와 TEC 계열 키나아제를, 유파다시티닙은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합니다.
JAK 억제제도 자가면역 성향 자체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스테로이드 병변 주사, 국소 스테로이드·미녹시딜, 전신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 같은 기존 치료도 같은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쿠키뉴스 보도를 보면 전신 스테로이드는 위염·체중 증가·부종을 일으키고 사이클로스포린은 단독으로 쓰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환자의 40\~80%가 1년 안에 재발한다는 점에서 원형탈모는 한 번에 끝내는 병보다 꾸준히 조절하는 만성질환에 가깝습니다.
JAK 억제제 임상 근거: 36주 반응률과 중단 후 재발
바리시티닙 4mg군의 36주차 SALT 20 이하 도달률은 두 3상 임상 모두 위약군보다 32.6%p 높았습니다.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 점수는 두피 모발이 빠진 면적을 0\~100으로 나타낸 값이며 SALT 20 이하는 두피의 80% 이상에 모발이 있다는 뜻입니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린 BRAVE-AA1·AA2 임상은 SALT 50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이 도달률을 주요 지표로 삼았습니다. 데일리팜에 따르면 참여자 약 1300명 가운데 한국인이 20% 이상이어서 국내 환자에게 적용할 근거로도 무게가 있습니다.
표 1. 원형탈모 경구 JAK 억제제 비교
| 약제(제품) | 국내 허가·급여 | 주요 임상 성적 |
|---|---|---|
| 바리시티닙(올루미언트) | 12세 이상 허가, 성인만 급여 | 36주 SALT 20 이하 4mg 38.8%·35.9%(위약 6.2%·3.3%), 52주 반응자의 152주 유지 4mg 89.1%·2mg 83.6% |
| 리틀레시티닙(리트풀로) | 12세 이상 허가, 급여 등재 추진 | 24주 30·50mg 모두 위약보다 높음(718명), 50mg 3년차 SALT 20 이하 65.1%·SALT 0 31.2% |
| 유파다시티닙(린버크) | 12세 이상 허가(2026년 10월 20일), 비급여 | 24주 SALT 20 이하 15mg 45.2%·30mg 55.0%(위약 1.5%) |
자료: NEJM, Am J Clin Dermatol, 약사공론·데일리팜. 임상마다 설계·평가 시점·환자군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약을 계속 먹는 동안에는 효과가 이어집니다. 리틀레시티닙 3년 분석에서도 1년차 반응의 약 88\~90%가 유지됐습니다. 반응이 늦게 오는 환자도 있습니다. 미국임상피부과학회지(Am J Clin Dermatol)에 실린 바리시티닙 4mg 분석에서 매우 중증인 환자의 반응률은 52주까지 계속 올랐고 연구진은 치료 실패 여부를 최소 1년 투약한 뒤 판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복용을 멈추면 결과가 뒤집힙니다. JAMA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 실린 BRAVE-AA1 중단·재투여 연구는 성인 654명 중 52주차 반응자 154명을 투약 지속군과 위약 전환군으로 다시 무작위 배정했습니다. 152주까지 효과를 잃은 비율은 위약 전환군이 80%로 지속군 7%의 11.4배였습니다. 다시 약을 먹자 2mg에서 63%, 4mg에서 87.5%가 효과를 되찾아 용량에 따라 24.5%p 차이가 났습니다. 쿠키뉴스는 약을 끊고 8주 안에 탈모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보고도 전했습니다.
장기 안전성 분석은 1303명을 최대 4년 동안 추적했으며 투여 기간 중앙값 825일(약 2.3년)은 급여 상한인 2년보다 깁니다.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증\~중등도였고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없었습니다. 다만 감염·악성종양·심혈관계 이상반응은 JAK 억제제 계열에 공통된 위험이어서 정기 검사가 필요합니다.
올루미언트 급여 기준과 국내외 비교: SALT 점수·36주·2년
올루미언트 급여는 시작 문턱이 해외보다 넓지만 유지 조건과 기간은 빡빡한 구조입니다. 급여 단계를 임상 근거와 나란히 놓으면 그 간극이 분명해집니다.
표 2. 올루미언트 급여 단계와 임상 근거 대조
| 단계 | 급여 기준 | 임상 근거·권고 |
|---|---|---|
| 대상 | 성인, SALT 50 이상 또는 SALT 20\~49와 눈썹·속눈썹 탈락 | 해외는 대부분 SALT 50 이상만 급여 |
| 선행 치료 | 전신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 3개월 이상 후 SALT 감소 30% 미만 또는 부작용 | 대한모발학회 2022 가이드라인은 JAK 억제제를 1차 약제로 권고 |
| 첫 평가 | 36주차 SALT 20 이하 | 임상 도달률 4mg 38.8%·35.9% |
| 재평가·상한 | 6개월마다 재평가, 최대 2년 | 매우 중증은 1년 뒤 판단 권고, 중단 시 80% 효과 상실 |
자료: 데일리팜·메디컬투데이·코메디닷컴.
가장 큰 간극은 36주 평가입니다. 임상 성적을 그대로 대입하면 급여로 치료를 시작한 100명 가운데 36주 기준을 넘는 사람은 36\~39명이고 61\~64명은 유지 조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급여 대상이 전신치료에 실패한 환자로 좁혀져 있어 실제 비율은 이와 다를 수 있지만 반응이 1년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에 비추면 36주는 판단하기에 이른 시점입니다. SALT 60인 30대 환자가 36주차에 SALT 25까지 나아졌다고 가정하면 호전되는 중이어도 급여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치료 순서도 진료지침과 어긋납니다. 코메디닷컴이 전한 대한모발학회 권고는 모발이 50% 이상 빠진 성인에게 경구 JAK 억제제를 전신 면역억제제·접촉면역요법과 같은 1차 약제로 둡니다. 반면 급여를 받으려면 전신치료를 3개월 먼저 시도해 실패해야 합니다.
2년 상한과 연령 제한도 쟁점입니다. 라포르시안은 약을 끊으면 80%가 효과를 잃는다는 근거로 2년 일괄 상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일정 주기로 SALT를 평가해 급여를 연장해 달라는 환자 의견을 전했습니다. 세 약 모두 12세 이상에 허가됐고 청소년 대상 BRAVE-AA-PEDS 임상의 36주 SALT 20 이하 도달률도 4mg 42.4%로 위약 4.5%보다 높았지만 급여는 성인에게만 적용됩니다.
국외와 비교하면 결과가 엇갈립니다. 바리시티닙은 2022년 미국 FDA와 유럽 EMA, 2023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습니다. 듀룩솔리티닙(렉셀비)은 2024년 7월 미국 FDA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장용현 경북대병원 교수는 메디컬투데이에 다른 나라는 대부분 SALT 50 이상만 급여하는데 한국은 눈썹·속눈썹이 빠진 SALT 20\~49 환자까지 포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비용 차이는 2년 시점에 드러납니다. 쿠키뉴스 2025년 6월 보도에서 급여 전 약값은 월 약 60만 원, 검사비를 포함하면 70만\~80만 원이었습니다. 급여 상한금액이 이 약값과 같고 본인부담률 30%를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약값 부담은 월 18만 원, 연 216만 원입니다. 2년 뒤 비급여로 돌아가면 월 60만 원으로 3.3배가 되고 연간 차액은 504만 원입니다. 실제 금액은 고시된 상한금액과 요양기관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계 의견도 나뉩니다. 이은혜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수는 탈모 치료 급여화가 피부미용 급여화와 비슷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고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환자 연령과 심리적 영향을 고려한 선별적 급여 확대를 제안했습니다.
중증 원형탈모 치료의 시사점: 환자의 결정과 진료 표준
환자가 가장 먼저 챙길 것은 기록입니다. 라포르시안에 따르면 탈모 부위 사진, SALT 점수, 전신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 사용 기간과 반응이 급여 시작과 경과규정 인정의 근거가 됩니다. 비급여로 복용하던 환자도 투여 이력과 중증도 근거를 내면 급여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용현 교수는 기준이 없던 시기의 환자에게 지금 기준을 소급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치료 계획에는 36주와 2년이라는 두 시점을 처음부터 넣어야 합니다. 36주에 기준을 채우지 못했을 때의 대안과 2년 뒤 비급여로 계속 복용할지·용량을 줄일지·중단할지를 담당 피부과 전문의와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중단을 택한다면 재발 뒤 4mg을 다시 먹은 환자의 87.5%가 회복했다는 결과가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눈썹·속눈썹이 빠지거나 탈모반이 빠르게 번지고 여러 곳에 생기면 바로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런 증상은 급여 중증도 판단과도 직접 이어집니다.
진료 현장의 표준도 달라져야 합니다. 치료 시작 시점과 3개월 뒤의 SALT 점수와 표준화된 사진은 이제 급여 증빙이자 기본 진료 기록입니다. 36주에 기준을 넘지 못했어도 뚜렷하게 나아지는 환자의 경과를 자세히 남겨 두면 그 기록이 기준을 고치는 근거로 쌓입니다. 장기 복용 환자의 감염·악성종양·심혈관계 정기 검사도 표준 진료에 넣어야 합니다.
제도와 시장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대한모발학회는 급여 기간 연장, 12\~17세 청소년 급여 확대, SALT 20\~49 환자로 급여 범위 확대, 기존 비급여 환자의 경과규정 완화를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린버크 허가로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경구 JAK 억제제는 3종이 됐고 리트풀로는 급여 등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급여 약이 하나뿐인 지금은 약 선택이 비용에 묶여 있어 추가 급여 등재 여부가 환자의 실제 선택권을 좌우할 것입니다. 첫 급여로 문은 열렸습니다. 36주 평가와 2년 상한이 늦게 오는 반응과 중단 후 재발이라는 질환의 특성을 담도록 고쳐질 때 급여는 장기 조절이라는 치료 목표와 맞물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SALT 50과 SALT 20은 무엇을 뜻하나요?
SALT 점수는 두피 모발이 빠진 면적을 0~100으로 나타냅니다. SALT 50 이상은 두피의 절반 이상이 빠진 상태로 급여를 시작하는 원칙적인 기준이고 SALT 20 이하는 두피의 80% 이상에 모발이 있는 상태로 36주차 급여 유지 기준입니다.36주차에 SALT 20 이하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급여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매우 중증인 환자는 52주까지 반응률이 오른다는 분석이 있어 비급여로 계속 복용할지 다른 약으로 바꿀지 담당 전문의와 함께 따져 봐야 합니다.2년 급여가 끝난 뒤 약을 끊으면 다시 빠지나요?
BRAVE-AA1 연구에서 52주차 반응자 가운데 위약으로 바꾼 환자의 80%가 152주까지 효과를 잃었습니다. 다시 복용하면 4mg에서 87.5%가 회복했지만 중단 여부와 시점은 미리 계획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12~17세 청소년도 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올루미언트·리트풀로·린버크 모두 12세 이상에 허가됐지만 급여는 성인에게만 적용돼 청소년은 비급여로 치료합니다. 대한모발학회는 청소년 급여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습니다.같이 읽으면 좋은 것들
- 성인 아토피피부염은 왜 어릴 때와 다르게 치료하나요? EASI 23 급여 기준과 듀피젠트·JAK 억제제 단계
- 건선은 왜 완치가 아니라 조절을 목표로 하나요? 환자 16만 명과 PASI 90 시대의 치료 단계와 산정특례 기준
- 화농성 한선염 치료는 왜 늦게 시작되나요? 진단 지연과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의 문턱
출처
- N Engl J Med(PubMed) – Two Phase 3 Trials of Baricitinib for Alopecia Areata
- JAMA Dermatology(PubMed) – Baricitinib Withdrawal and Retreatment in Patients With Severe Alopecia Areata (BRAVE-AA1)
- 데일리팜 – 올루미언트가 연 첫 중증 원형탈모 급여…장기치료는 숙제
- 약사공론 – 원형탈모 시장에 세 번째 카드…JAK 억제제 경쟁 새 국면
- 쿠키뉴스 – 중증 원형탈모 새 희망 'JAK 억제제'…선별급여 확대 필요